한국시민 논설위원

[연재 칼럼] ‘창경궁-종묘 연결 역사복원사업’ 궁궐담장길을 걸으며

창경궁과 종묘를 90년 만에 다시 연결
창경궁을 바라볼 수 있는 궁궐담장길(340m) 조성

최병석 발행인/칼럼니스트 승인 2023.04.27 17:12 | 최종 수정 2023.04.28 13:46 의견 0

서울시는 2022년 7월에 창경궁과 종묘를 단절시켰던 율곡로를 지하화하고 그 위에 축구장보다 넓은 녹지(약 8,000㎡)를 만들어 끊어졌던 녹지축을 이었다. 참나무류와 소나무, 귀룽나무, 국수나무, 진달래 등 760그루를 심어 자연스러운 다층구조의 숲을 완성하여, 일제가 없애버린 창경궁과 종묘 사이 궁궐담장(503m)과 북신문도 최대한 원형 그대로 복원했다.

종묘의궤(1706~1741), 승정원일기 등 문헌을 통해 규모와 형태가 가장 유사한 창경궁의 동문(東門)인 월근문(月覲門)을 참고해 복원했고, 북신문은 임금이 비공식적으로 창경궁에서 종묘로 갈 때 이용했던 문으로, 그 내용이 ‘조선왕조실록’에 생생히 소개되고 있다고 한다.

필자는 업무를 위해 복원된 궁궐담장길을 걸어서 가게 되었다.

궁궐담장길(원남동사거리에서)

창경궁과 종묘를 두고 가로 지르는 산책길로 깨끗이 조성되어 있었다. 시내 한 복판에 조성될 길로 걷기에 너무 좋았다.

그런데, 창경궁의 경계로 만든 울타리는 조금 아쉬운 면이 있었다.

우측 '철제' 울타리 밖이 창경궁

좌측의 담장은 종묘를 둘러싼 것인데, 복원에 노고가 엿보인다. 아주 잘 정비되어 있다. 그런데 우측에 둘러쳐진 울타리는 창경궁 쪽인데, 그 소재가 철제 울타리로 되어 있는 것이 아쉬운 대목이다.

울타리는 경계를 넘나들지 못하도록 하는 방벽인데, 고궁의 경계로 만들기에는 좀 미흡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계가 있다는 정도의 회양목 울타리라던가 관목 또는 경계를 알 수 있는 정도의 상징물이면 더 좋았지 않을까 한다.

그런 정도만으로도 지성있는 시민이라면 굳이 경계선을 넘나들지는 않을 것 같다.
철제 울타리는 짐승이 넘나들지 못하게 하는 용도로 적합하지, 역사적인 고궁의 복원자리에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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