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열 연재칼럼] 풍수지리 이론의 사상(思想)과 배경 (01)

풍수학은 자연을 파괴하지 말고 조화와 균형을 이루라는 환경과학
하남요산풍수지리학회장 심재열 박사의 현대적 이론으로의 풍수학 연재 강의

데스크 승인 2024.03.22 13:34 | 최종 수정 2024.03.29 17:16 의견 0
동국대학교 행정대학원 생활풍수 최고지도자과정 심재열 주임교수

인간은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에서 살다가 자연으로 돌아간다.
즉 살아서도 자연 죽어서도 자연이다. 인간은 자연을 떠나서는 살 수가 없다. 인간이 마련한 법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데 하물며 자연이 마련한 법은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절대성이 있다. 그래서 우주를 천지라 하고, 천지가 곧 음양이라고 한다. 지구의 자전으로 밤낮이 생기고, 태양을 중심으로 하는 지구의 공전으로 춘하추동 사계절이 생기고, 춘하추동 사계절이 생김으로써 24절기가 생긴다.

심오한 동양철학이며 풍수의 근본사상인 음양오행(陰陽五行) 사상은 하늘과 땅이 서로 응함에 음(陰)과 양(陽)이 생하고, 음양이 생함에 배합(配合)과 불배합(不配合)이 생하고, 배합과 불배합이 생함으로 상생(相生)과 상극(相剋)이 생겨서 오행(五行)이 이룩된다고 한다.

우주에 있는 모든 만물들은 태(胎)・란(卵)・습(濕)・화(化)로 태어난다.
즉, 태로 태어나거나, 알로 태어나거나, 습기로 태어나거나, 화해서 태어난다. 만물에는 유상(有想)인 것과 무상(無想)인 것, 유색(有色)인 것과 무색(無色)인 것, 생각이 있는 것과 없는 것, 모양 즉 형체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으나, 그 근본은 이 음양(陰陽)과 오행(五行)의 정기(精氣)가 묘합(妙合)하여 화생(化生)한다.

인간은 우주의 정기를 받아 태어났다고 하여 소우주라고 한다. 이 우주의 정기가 바로 자연의 정기이며, 자연은 우주천체(宇宙天體)가 순환하는 이치와 그 변화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자연환경 속에 살고 있는 모든 생물들은 산(山)・수(水)・풍(風)・방위(方位)의 영향(影響)을 받아 그 영고성쇠(榮枯盛衰)와 생사(生死)가 결정되는데, 이 산(山)・수(水)・풍(風)과 방위(方位)를 자연환경이라고 한다.
자연환경은 자연법칙에 의해서 움직이고 있으며 이러한 자연법칙의 조화점(調和点)을 찾는 것이 풍수지리이다.

풍수지리는 자연환경의 산(山)・수(水)・풍(風)에서 관찰되는 형(形)・화(化)・기(氣)・정(精)을 분석하여 실습을 통해서 알아내는 학문이다. 이 산(山)・수(水)・풍(風)의 영향으로 삼라만상의 흥망성쇠(興亡盛衰)와 소장변화(消長變化)가 일어난다.

산(山)・수(水)・풍(風)의 여건이 알맞은 곳은 만물이 번성하고, 그 여건이 맞지 않는 곳은 만물이 쇠진한다. 이것이 풍수지리의 근본 원리이다.
예를 들어 똑같은 씨앗을 바위 위와 물속에 뿌리고, 비옥한 땅과 척박한 땅에 뿌렸다고 하자. 바위 위에 뿌린 씨앗은 물이 없어 싹을 틔우지 못하고 말라 버리며, 물속에 뿌린 씨앗은 바람 즉 공기가 없어서 싹을 틔우지 못하고 썩어 버린다.
반면에 비옥한 땅과 척박한 땅에 뿌려진 씨앗은 싹을 틔운다. 다만 산(山)・수(水)・풍(風)의 조화와 균형, 그리고 지질에 따라 그 씨의 번식과 수확 정도는 각각 다르다.

산(山)・수(水)・풍(風)의 바람과 물은 산의 생김에 따라 움직이며 생활의 등차는 산천영기에 따라서 결정된다. 산과 물은 맑고 아름다워야 하며, 산포수회(山抱水廻), 산이 감싸주고(環抱) 그 주위의 산세가 안정되어야 불어오는 바람도 온화하고 습하지 않으며 물도 감돌아 주어야 건조하지 않다.
이렇게산(山)・수(水)・풍(風)이 결응(結應)된 곳에 지기(地氣)가 상승하고 천기(天氣)가 하림해서 햇빛이 잘 들어 편안하고 온화하며, 포근하고 아늑한 느낌을 주는 곳으로 한해(寒害)와 수해(水害)를 입지 않고 생업의 조건이 좋으며, 교통이 편리한 곳이 좋은 터, 즉 길지(吉地)이며 명당(明堂)이다.

풍수학은 “인간과 자연이 유기적인 통합체로 공존한다”는 인식에 기반한, 자연환경에 관한 생태학이다. 달리 말해 풍수학은 조화(調和)와 균형(均衡)의 환경관(環境寬)을 바탕으로,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친환경설계학이다.

풍수학은 주역의 팔괘, 즉 방위와 음양오행론에 의거하여 바람과 물의 흐름, 그리고 땅의 지형과 지세와 같은 자연적 요소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여 인간 생태계에 접목시킨다.
풍수학은 이를 통해 자연의 생명에너지와 인간의 생명에너지가 가장 효율적으로 동화(同和)하고 순화(醇化)하는, 자연환경과 인위적 환경이 서로 조화와 균형을 이루어 자연과 인간이 함께 어우러지는 생태보전적 상생공존의 자연환경을 설계하는 학문으로, 풍수학은 인간과 자연환경의 조화점을 찾는 체계적인 사상과 이론으로 발전한 자연환경과학(natural environment science)이다.

풍수지리의 과학적 근거

미국의 에이버리는 1944년에 시행된 그리피스 실험을 통해 DNA가 유전정보의 매개체로 작용하는 것을 발견했다. 1950년에는 허시와 체이스가 대장균에 감염하는 박테리오파지(bacteriophage)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DNA가 유전물질임을 밝혔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인체에서 14종의 방사성탄소(放射性炭素)를 발견하여 1960년에 노벨화학상을 받은 미국의 윌라드 리비 박사의 연구이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죽은 사람의 뼈에 있는 14종의 방사성탄소는 오랫동안 소멸되지 않는데, 조상과 후손은 같은 혈통으로서 동종의 유전인자를 갖기 때문에, 조상의 뼈 원소에서 발산되는 방사성 파장에 대한 감응이 후손에게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감응은 조상과 후손의 사이가 혈통적으로 가깝고, 조상의 유해가 매장된 이후 경과된 시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그 정도가 강하게 나타나고 혈통이 먼 조상이나 오래된 묘 일수록 감응정도가 약하다는 것을 밝혔다. 이것은 풍수학의 핵심이론인 동기감응론이 방사성탄소의 원리를 통해 과학적으로 규명된 것이다.

1993년 클리브 백스터 박사와 과학자들은 DNA가 몸에서 분리된 후에도 계속 감정의 영향을 받는지의 여부를 실험했다.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에게서 DNA 샘플을 채취한 후, 샘플을 제공한 실험 참가자와 DNA 샘플 사이에 20m와 500Km의 거리를 두었다. 그리고 전기를 이용하여 DNA 샘플이 샘플 제공자의 감정에 반응하는지를 관찰했다. 실험 참가자의 감정적 경험과 DNA 샘플이 보인 반응 간의 시차를 원자시계로 측정해 본 결과, 실험 참가자가 감정적 경험을 했을 때 실험자에게서 분리된 DNA 샘플이 거리와 상관없이 동시에 마치 몸 안에 있는 것처럼 즉시 강력한 전기적 반응을 보이며 감응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 연구를 통해 미신적이고 비과학적으로만 여겨지던 풍수지리가 과학적인 학문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2013년에 부산 동의대 이상명 교수는 성인 남자 3명의 정액을 채취하여 3개의 시험관에 넣고 각각 전압계를 설치한 후, 이 3명의 남자를 다른 장소로 이동시켜 차례로 미세한 전류를 가하는 실험을 하였다.
연구팀은 이 실험에서 실험 참가자에게 전류를 가하자 실험 참가자의 정액이 경련을 일으키는 현상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을 동기(同氣)에 의한 방사파 현상이라고 보았다.


인생의 운명을 변화시키는 풍수

우주만물에는 각각의 상(象)이 있으며 고유의 이(理)⋅기(氣)⋅상(象)을 갖고 있다.
그 상에는 음상과 양상이 있으며, 물상(物象)의 외형에는 그 형상에 상응한 기상과 기운이 들어있다. 양상은 선천적인 형상(形相)이요, 음상은 후천적인 기상(氣相)이다. 태어날 때 가지고 온 DNA와 타고난 사주팔자는 선천적인 형상으로 변화시킬 수 없지만, 후천적으로 받는 기상은 변화시킬 수 있다.

이 기상을 변화시키는 것이 바로 풍수의 음택과 양택의 보금자리다. 그러나 그 기상은 그가 위치한 주위환경에 따라 변화한다. 똑같은 씨앗을 한날한시에 뿌렸다 해도 지질에 따라 그 씨의 번식과 수확이 다르듯이, 모든 생물은 자기가 위치한 그 보금자리에서 성쇠(盛衰)가 판가름 난다.
식물이 뿌리내린 땅의 성질에 따라 그 생장에 영향을 받듯, 인간 역시 땅을 통해 받는 우주의 생기(生氣)인 지기(地氣)에 따라 건강이나 사업에 영향을 받는다. 좋은 지기는 생활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고, 행운을 불러옴으로써 삶의 질을 업그레이드시켜 준다.

풍수학은 나와 자손의 발전과 번영 그리고 행복을 추구하는 생활철학이며, 수천 년간 면면히 이어진 전통적인 생활과학인 동시에 “인간의 운명을 행복으로 이끄는 에너이지며 기술”이다. 우리는 이러한 풍수를 배우고 적용할 수 있다.

인간은 스스로를 자연의 일부분으로 인식

인간은 자연에 도전하여 그것을 정복하고 이용하는 한편 때로는 자연에 복종하고 순응할 줄도 안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그들이 살아가는 시간과 공간의 풍토에서 자연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간다.

풍수지리적 사고는 인간이 자연과 조화롭게 균형을 이루며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다. 풍수지리적 사고는 작게는 집을 지을 곳, 마을을 만들 곳, 사찰을 세울 곳, 묘를 쓸 곳을 정하는 데 적용되었으며, 넓게는 국토의 이용 측면에서 효율성ㆍ보존성ㆍ합리성을 극대화하는 수단이 되었다.

이것이 자연친화적인 환경관을 지향하는 전통 지리사상이다.

이에 서양의 풍수학자 Sarah Rossbach는 풍수란 “자연현상을 정확히 관찰하는 것이 환경과학으로 정립되고, 결국 인간을 둘러싼 주변을 제어하는 학문으로 발전한 현대의 환경 보존학이다. 그 화두는 자연을 파괴하지 말고 조화와 균형을 이루라는 것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풍수이론은 홍수나 한발(旱魃) 그리고 태풍 등 자연 재해로부터 안전한 주거지를 선택하는 기술에서 비롯되었다.

풍수의 사상적 배경은 지모사상(地母思想), 산신숭배사상(山神崇拜思想), 삼신오제사상(三神五帝思想), 천문사상(天文思想), 신선사상(神仙思想), 효도사상(孝道思想) 등이 있으나 그 핵심은 음양오행사상(陰陽五行思想)이다.

풍수의 근원인 자연은 서양에서도 중요한 연구 대상이었다. 서양의 자연철학은 고대 그리스의 이오니아학파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이 학파는 소아시아 서해안의 이오니아 지방에서 기원전 6세기 경에 성립하였다.

그들은 하나의 근본적 물질(原質: arche)을 구하는 데 바탕을 두고 자연의 성립을 논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이오니아 지방 밀레투스에서 출생한 철학자인 아낙시만드로스는 만물의 근원은 무한정한 것(토아페이론, toapeiron)이며, 이 신적이고 불멸하는 아페이론(apeiron)에서 따뜻한 것과 차가운 것, 마른 것과 젖은 것 등 서로 대립하는 것이 먼저 나눠지고, 이 대립하는 것에서 땅・물・불・바람이 생겼다고 했다.

인간은 자연에 의해 존재하며 자연에 순응한다는 스토아 학파의 범신론(汎神論)도 풍수설의 자연관과 유사한 점이 있다. 특히 스피노자는 신(神)은 즉 자연이고 자연의 만물은 신의 형태를 빌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도의 우파니샤드는 풍수이론과 비슷한 철학의 단초를 제공한 범아일여사상(梵我一如思想)을 전개하였다.

한국의 산신사상(山神思想)은 산의 능력을 인정하고, 산 능선을 맥으로 하여 산의 기운이 평지로 연결된다고 생각하였다. 한국의 고인돌 역시 산의 능선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는 풍수에서 용(龍)을 지기(地氣)의 통로로 보는것과 일맥상통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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